난청 초기에는 일상회화 음역인 500∼2000Hz는 장애를 받지 않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고주파수 영역에서는 자음의 구별이 어려워진다.
그러다 서서히 증상이 심해지면서 어음 분별이 잘 되지 않고 특히 사람이 많은 곳이나 소음 환경에서의 음의 구별도 어렵게 된다.
특히 난청이 심해지면 심리적으로도 급격한 변화를 보인다. 잘 들리지 않을수록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불편을 느끼게 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땐 극도의 긴장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아 심한 경우 우울 증세로 발전하게 된다. 또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면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인지 속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노인들의 경우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오해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보청기로 청각 손실 막아야
하지만 청력을 복구시킬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보청기를 활용한 청각
재활로 더 이상의 청력 손실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청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착용을 부끄러워 하고 준비없이 보청기를 구입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보청기 구입 전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청력 검사를 받은 후 구입해야 한다.
서울
청각센터 김성근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잘 맞지 않는 보청기 착용은 오히려 난청이 심해지는 지름길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합한 보청기를 골랐다면 사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보청기를 구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 짜인 재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보청기를 잘 사용할 수 있다. 또 착용 중간중간 발생하는 불편함, 즉 소리가
울린다거나 생각보다 잘 들리지 않거나 다른 이비인후과 질환이 발생했을 때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의 공동 관리를 받는 게 좋다.
서울청각센터 구호림 청각학 박사는 “고급 보청기라도 사용하는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가 보청기 처방부터 적합 그리고 보청기 관리를 병행한다면 보청기의 효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가급적 크지 않은 소리로 또박또박 발음하고 고함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청기는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자주 건조용 통에 넣어 내부 습기를 제거하고 귀지 제거용 솔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또 귀에 염증이 있거나 습기가 차면, 보청기를 바로 빼야 한다.
